여행 블로그가 되어가는 것 같지만
희미해져가는 행복한 기억들을 더 붙잡아두고 싶어서 기록을 남긴다.
나의 첫 유럽 여행기이고,
그리고 그 첫 도시는 바르셀로나였다.
2023.01.26 (목)
인천국제공항
밤 11시 쯤 인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KLM 비행기 짐을 부쳤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은 인천공항 2터미널이고,
밤 늦은 시간대여서 그런지 대형 항공사들이 존재하는 2터미널은 매우 한산했다.
그도 그럴것이 새벽 1시 25분 다음 2터미널 출발 비행기가 아침 7시여서 이 비행편을 제외하고는 비행기 편이 없었다.
덕분에 빠르게 들어갔다.
비행기는 암스테드담 스키폴 공항으로 도착한 다음
경유 편을 탑승하여 바르셀로나 엘 프라트 공항으로 이동하는 18시간 코스였다.
AMS행 비행기에 탔는데 KLM은 좌석 아래가 이상하게 배치되어있어 다리가 좀 불편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비행한지 2시간 정도 되었을 때 기내식이 나왔다.
이상한 볼로네즈 파스타 같은거였는데 기내식치고 맛있었다.
사진은 먹다가 생각나서 찍어서.. 좀 그렇다.
맥주달라고 해서 먹었는데 알고보니 하이네켄이 네덜란드 맥주였다.
빵이 엄청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디즈니로 마블 문라이트 시리즈보다가 또 자고 일어나서 내리기 한 1시간 반 전에 주는 아침 기내식 먹었다.
하나는 오믈렛이고 하나는 팬케이크여서 동생이랑 하나씩 시켜서 나눠먹었다.
근데 진짜 맛있었다. 커피도 그렇고.
확실히 빵을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요플레는 또 한국제품이었다.
2023.01.27 (금)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 바르셀로나 엘 프라트 공항 / 몬주익 언덕
잘 먹고 암스테르담 공항에 내려 입국 심사(?) 했다.
환승을 위한 보안 검색대 통과 후에 공항 내 매장들이 있는 공간으로 갈 수 있다.
가서 스타벅스에서 입국 하지도 않은 네덜란드 컵을 샀다.
근데 컵을 사면 무료 음료를 하나 준다고 해서 주문했더니 컵에 이름을 써준다.
유럽 스타벅스는 주문할 때 이름을 물어보는데,
이 때 말한 이름으로 제품이 나오면 불러준다.
나는 영어 이름이 따로 없어서 훈 이라고 했는데 잘못들으셔서 Koon으로 적어줬다가
옆에 직원분이 한국어를 아시는 분이라 Hoon을 적어주시고 한글로도 적어주셨다.
괜히 최근 문화 컨텐츠 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간접 체험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공항 내에 있는 네덜란드 맥도날드, 암스테르담 브레드에서 조금씩 시켜서 간단하게 먹었다.
그리고 비행기 탑승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입국 심사를 한다.
특이하게도 환승편을 타는 곳에서 입국 심사를 해서 놀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이 EU 국가가 아닌 곳에서 EU로 들어오는 환승장이었던 것 같다.
EU 입국 심사를 마치고 환승편을 타러 향했다.
이 때 이후 유럽 내에서 국가를 이동할 때 입국 심사를 한 적이 없다.
환승편 간의 시간 간격은 3시간이었다.
1시간 50분만에 환승하는 비행편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앞 비행기의 연착(운 좋게 정시 도착)이나
보안검색대(매우 오래걸렸음)와 입국 심사(줄 없음)를 생각하면
확실히 3시간 여유를 두는게 마음의 안정에 좋았던 것 같다.
환승편 타고 2시간 정도 이동해서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이때도 간식으로 치즈 샌드위치를 줬는데 별 생각이 없어서 남겼다.
오렌지주스는 알갱이도 많고 맛있었다.
KLM은 엘프라트 터미널 1에 도착한다.
짐을 찾고 별다른 수속없이 들어와 공항버스 A1을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공항 버스를 타는 곳에 공항 버스 티켓을 발권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고, 왕복으로 하면 더 가격이 쌌다.
어차피 나중에 그라나다로 이동하기 위해 엘 프라트 공항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왕복 이용권으로 결제했다.
가격은 10.2유로
대신 공항으로 돌아올 때 티켓을 잃어버리면,
버스 기사님께 편도 티켓을 다시 사야한다.
안잃어버릴 자신이 있었다기보단 그냥 싸서 왕복으로 했다.
공항 버스타고 한 20분 정도 가니 시내에 도착했다.
호텔 체크인을 위해 에스파냐 광장에서 내려 지하철 타러 내려갔다.
생각보다 지하철역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일본이랑 비슷한 난이도..?
마름모 안에 M 적힌 입구는 다 지하철이다.
내려가서 기간 제한 없는 다회권인 T10을 결제했다.
가격은 11.35유로
1회 이용에 2.4유로인 것을 생각하면 무조건 이득이었다.
물론 종이 표라서 7회쯤 썼을 때 동생 표가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손상되어서 탈 때마다 1회권 결제했다.
아마도 전자제품 때문이었을 것 같은데,
보관에 유의해야할 것 같다.
지하철은 생각보다 굉장히 깔끔했다.
물론 한국 지하철은 못따라가지만
당황스러웠던 것은 어디가 문이 열리고 어디는 안열렸는데,
알고보니 문이 수동이었다.
운이 좋게 열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잘 탔던 것이었다.
문에 버튼이 있거나 손잡이가 있어서 정차하면 열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도입한다면 에너지 절약 측면이나 안전 측면에서 굉장히 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서울 지하철은 워낙 길고 크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결국 모든 문이 다 열릴 것이다.
불편하다는 민원이 폭주할 것 같다.
숙소로 이동해서 체크인을 했다.
숙소는 몬주익 언덕으로 가는 푸니쿨라르와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갈 수 있는 L2,
가우디 주요 건축물과 카탈루냐 광장 등으로 갈 수 있는 L3를 모두 탈 수 있는 Paral-lel역 근처로 선택했다.
대부분은 L3를 이용했다.
체크인 시간보다 빠르게 도착해서 짐만 맡겨놓고 몬주익 언덕 구경 갔다가 오려했는데,
감사하게도 조기 체크인 해주셨다.
바르셀로나는 호텔 체크인 시 도시세가 있다.
4박 24유로 정도를 현장 결제했다.
도시세 관련해서 생각난게
바르셀로나가 포함된 카탈루냐 지방이 세율이나 지역 감정 등으로 인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4개의 왕국이 합쳐져 만들어진 연합 국가 스페인은 각 지역마다 다른 소속감을 가지고, 조금씩 다른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마다 스페인어 단어 표현이 조금씩 다른 것을 가끔씩 인지할 수 있다.
그래도 할 줄 아는 스페인어가 몇 개 없어서 별 상관이 없었다.
호텔에 짐을 두고 나와 호텔 근처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끼이자 유럽 식사 첫 끼였다.
유럽의 식사 문화를 모르고 간 덕에 무식한 짓을 했다.
다 먹고 일어나서 계산대로 보이는 곳에 직접 가서 계산했다. ㅋㅋ..
그래도 친절하신 직원분들이 잘 대해주셨다.
처음으로 갔던 바르셀로나 식당은 Elche
콜라와 빠에야, 꼴뚜기 튀김을 시켜먹었다.
스페인의 빠에야 맛이 정말 좋았다.
철판에 누룽지같이 눌은 맛도 조금 있었다.
확실히 현지에 가서 먹는 맛과 한국에서 먹는 맛은 다르다.
먹고나서 Paral-lel 역으로 이동해서 푸니쿨라르(케이블과 모터로 작동하는 산악열차) 타고 몬주익 언덕 케이블카 타러 갔다.
몬주익 언덕 케이블카는 왕복으로 예약해둔 티켓을 출력해서 갔다.
이러한 예약이나 관광지 입장료는 한국에서 현지 공식 웹에 들어가서 예약했다.
그것이 수수료도 없고 가장 싼 방법이고,
현장에서 발권을 위한 줄을 설 필요가 없다.
그리고 결제는 트래블월렛 유로를 환전해놓고 결제했다.
이러면 환전 수수료도 들지 않는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며 본 바르셀로나 모습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어디서든 눈에 띈다.
몬주익 언덕은 바르셀로나의 어머니라고 불린다고 한다.
산 뒷면은 예전의 채석장으로 사용하여 휑한데,
바르셀로나의 주요 건축물들을 이 몬주익 언덕의 돌을 이용해 지었다고 한다.
그 주요 건축물 중 하나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예수를 상징하는 주탑은 높이가 172.5m로 설계되었는데(현재 공사 중),
그 높이가 감히 인간이 지은 건축물이 신의 창조물인 몬주익 언덕(173m) 보다 높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며 바르셀로나 바다와 시내를 조망하는 재미가 있다.
산의 높이가 낮은 만큼 케이블 카도 오래 타야하진 않고,
막상 올라가서 볼거리가 많진 않다.
몬주익 성이 있고, 거기에 전망대가 있다고 한다.
현재 군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성 주변만 돌아보고 유료라서 굳이 입장해보진 않았다.
중간 역에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언덕을 조금 걸어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도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었다.
중간 역 근처에 전망대가 있고, 바다와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날씨와 건물 모두 유럽 분위기
중간역에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서 호텔까지 걸어갔다.
거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호텔에서 잠깐 쉬고 저녁 식당 예약 시간에 맞춰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굳이 예약하고 지하철도 타고 간 이유는 바르셀로나에서 미슐랭 가이드 선정 식당에 가보고 싶었고,
그 중 메뉴와 가격이 적합한 곳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점심 때 식당에서 이게 맞나 싶어서 저녁 먹으러 가기 전에는 유럽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는 법을 공부(?) 하고 갔다.
공부와 경험을 통해 느낀 주요 예절 및 순서는 다음과 같다. ㅋㅋ..
1. 직원 절대 재촉 X, Excuse me X
2. 다짜고짜 들어가서 앉기 X, 안내를 기다려야 한다.
3. 앉으면 메뉴판을 갖다 주는데,
Drink 메뉴판부터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이 마실 음료를 물어본다.
음료는 꼭 1인당 1개를 시킨다.
유럽 대부분 식당은 물을 공짜로 주지 않는다.
그래서 물을 시켜도 된다.
4. 천천히 메뉴 보고 주문할게 결정되면 메뉴판을 닫고 기다린다.
눈치 빠른 직원은 메뉴판 닫고 있으면 오고,
식당이 바쁘면 지나다니는 직원이랑 눈 마주치려고 하고, 눈 마주치면 웃으면서 손 들어준다.
5. 다 먹고나서 쳐다보고 있으면 Finish 냐고 물어본다.
이 때 디저트 시키고 싶으면 디저트 메뉴를 보고싶다고 하고,
디저트를 원치 않으면 맞다고 하면 치워준다.
6. 이 때 빌 갖다 달라고 요구하면 자리에 갖다준다.
카드로 결제할거면 카드 결제기를 들고와야 하므로 미리 말하는게 좋다.
7. 현금으로 한다면 빌 위에 현금 놓고 기다리면 거스름돈 걸러서 갖다준다.
8. 이제 감사 인사하며 나가면 된다.
이걸 알고나서 저녁을 먹기 위해 La Mundana에 갔다.
이 식당은 아시아 퓨전의 스페인 타파스 바이다.
메뉴당 양이 적어서 여러 메뉴를 시켜보았다.
전체 메뉴가 상당히 맛있었다.
단점은 스페인 음식이 꽤 짜다는 것
그러나 이것은 스페인 전체 식당들이 다 그런 경향을 가지고 있어서 감안해야하는 것 같다.
특히 파타타스 브라바스는 굉장히 바삭하고 크림과 잘 어울렸고, 폭립도 소스가 짜지만 맛있고 고기가 매우 부드러웠다.
여행 나중에도 느꼈지만 스페인 돼지고기가 굉장하다.
그리고 커스터드 푸딩.. 디저트 안시키면 후회할 맛이었다.
두 명이서 이렇게 먹고 한 80유로 나왔다.
첫 음식들을 맛있게 먹어야 그 뒤에도 질리지 않고 잘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 낸 강수였다.
아시아 퓨전이기도 했고.
잘 먹고 돌아와서 1일차 마무리했다.
2023.01.28 (토)
카사 밀라 / 카사 바트요 / 카탈루냐 광장 / 바르셀로나 대성당 / 피카소 미술관 / 보른 지구 / 고딕 지구
일찍 일어나 해 뜨기도 전에 호텔에서 조식 먹었다.
나도 모르게 예약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조식이 맛있어서 좋았다.
핵심 관광날이라 일찍부터 움직였다.
숙소 창문 뷰로는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보이지 않아서 어딘가 보이지 않을까하고 고개 내밀었는데 보이는 그것
얼른 준비해서 L3 지하철 타고 카사 밀라 보러 갔다.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하늘
그리고 카사 밀라
카사 밀라 주변을 돌며 건물을 감싸는 곡선을 감상했다.
시공하기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았다.
확실히 돈과 시간이 엄청 깨졌다는데 그럴만 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우디는 당대에 인정 받는 건축가였음에도 항상 가난했다.
오래 걸리는 건축 기간과 높은 건축 비용은 투자자들과 가우디 모두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는 신념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마스터피스는 100년이 넘게 지난 오늘에도 사랑받고 있다.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아침 일찍 카사 바트요 앞에는 가우디 투어를 하는 한국인들로 가득했다.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 투어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투어를 하지 않는 대신 가우디에 대해 공부를 조금 더 해보고 갔던 것 같다.
간단하게 훝고 인상 깊은 것을 내부까지 재방문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리 예약해둔 9시 카사 바트요 입장을 기다려 오디오 가이드를 수령하고 입장했다.
어디든 오디오 가이드나 투어가 있으면 개인 이어폰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유선 이어폰(제공 기기, 수신기용) 하나,
무선 이어폰(앱용) 하나씩
가우디의 거대한 하나의 작품에 들어와 각 요소들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골격 모양의 기둥들과 트렌카디스 기법의 타일들이 건물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끼도록 하는데 한 몫 한다.
오디오 가이드 한국어 번역 꽤 괜찮았다.
천장까지 뚫린 파티오가 존재하는데,
이 파티오는 건물 내의 환기와 채광이 가능케 한다.
가장 높은 층의 창에서 아래로 내려올 수록 창의 크기가 커지고,
주변 타일들의 채도가 낮아진다.
이는 가우디가 효율적 채광을 위해 설계한 것이다.
층을 올라가는 계단에 설치된 난간에는 마치 물 속 풍경을 바라보는 듯 보이는 유리가 있다.
굴뚝은 바르셀로나 수호성인 산 조르디의 병사들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던 것 같다.
스페인의 전래동화 격의 얘기인 오래된 성에 저주받은 공주가 살고 그 성을 용이 지키고 있으며,
왕자가 찾아와 용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하는…
그런 얘기는 익숙할 것 이다.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그 동화의 주인공이 산 조르디인 것 같고,
그 산 조르디가 카사 바트요에 사는 용에 검을 찔러 넣은 모습이 카사 바트요의 입체 십자가이다.
입체 십자가 왼쪽은 용의 척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다른 작가에 의해 아름답게 꾸며진 계단
입장료는 카사 바트요를 후대에게도 전해주기 위해 유지하는 비용으로 쓰인다고 하니 괜히 기분 좋았다.
내부 관람을 마치면 건물 내부의 상영관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우디에 대한 전 방향 상영관,
직육면체 공간의 6면 전체가 화면으로 이루어져있어 꽤 볼만하다.
좀 어지러울 수도 있다.
VR을 실제 세계에서의 내가 체험하는 느낌?
카사 바트요 구경 마치고 카탈루냐 광장으로 걸어가다보면 명품 매장도 고풍스러운 건물들에 자리잡고 있다.
FC 바르셀로나 스토어 살짝 구경하고,
카탈루냐 광장으로 갔다.
비둘기 광장이었다.
비둘기가 진짜 정말로 많았다.
비둘기말고 딱히 볼게 많진 않다.
점심 먹으러 카탈루냐 광장 옆에 있는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 버거 갔다.
우리나라에도 곧 입점한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스페인에는 매장이 꽤 많았다.
들어갔는데, 주문할 때 토핑을 골라야해서 살짝 힘들었지만 어찌저찌 잘 시켜서 먹었다.
버거 맛은 꽤 맛있었다. 감자도 맛있고 양이 엄청 많다.
감자 라지 사이즈 시켰다가 감자 폭탄 맞았다.
사진에는 컵 하나만 둔거고, 실제로는 감자가 봉투에 가득 있어 한 4컵 정도 채울 수 있다.
바깥에서 먹으려했는데 비둘기 광장에서 비둘기가 자꾸 와서 사진찍고 매장 내부에서 먹었다.
땅콩 기름?으로 감자를 튀긴다고 해서, 땅콩을 먹을 수 있도록 해놨다.
땅콩을 꼭 먹어야 한다 해서 먹어봤다. 그냥 땅콩 맛이다.
점심 먹고 카탈루냐 광장에서 좀 더 걸어서 바르셀로나 대성당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에서 하는 버스킹 구경도 하고, 거대한 바르셀로나 대성당도 구경했다.
공사중인 대성당 첨탑 외부에 거대한 삼성 Z플립4 광고 현수막.. 시선강탈이었다.
나름 뒤에 대성당 원래 모습을 프린팅해 이질감이 덜 나도록 한 것도 눈에 띄었다.
성당 외관을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세심함에 놀랐다.
대단했다.
후에 성당 갈 일이 많아서 내부 입장을 하진 않았다.
피카소 미술관을 예약해두어서 대성당 구경을 마치고 걸어서 보른 지구로 향했다.
바르셀로나의 옛 거리를 걸을 수 있는 보른지구와 고딕 지구 그리고 아름다운 하늘
여기를 걸으며 200년 전에도 이곳은 마치 이런 모습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피카소 미술관은 보른 지구 골목 내에 뜬금 없는 위치에 있다.
우리나라는 미술관이라고 하면 탁 트인 곳에 위치해있는데,
여기는 여기가 미술관이라고? 싶은 곳에 미술관이 있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은 피카소가 유년시절부터 그린 그림부터 입체파로 넘어가는 과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피카소의 유명한 작품은 없지만 피카소의 성장 과정을 볼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로 주요 작품마다 한국어 설명을 들었다.
번역이 살짝 엉성하긴 하지만, 들을만하긴 했다.
피카소 미술관을 1시간 반 정도 둘러보고 나와서
보른 지구에 있는 호프만 베이커리에 갔다.
크로아상 맛집이라고 해서 가까운 김에 갔다.
줄이 꽤 길었고 한국인 분들이 많이 찾아오는 듯 했다.
마스카포네 맛을 먹고싶었는데 다 팔렸다고 해서
클래식 크로아상을 먹었다.
클래식은.. 엄청 맛있는 정도는 아니고, 먹을만 했다.
크로아상 크기가 꽤 크다.
길에서 젤라또 가게 마주쳐서 하나 먹었다.
젤라또도 상당히 맛있다.
보른 지구로 넘어가서 이런저런 길거리와 광장들과 매장들 구경했다.
기념품 파는 곳에서 자석도 사고, 병맥주 먹을 때 쓸 병따개도 샀다.
그리고 저녁 식당 예약 전에 좀 쉬기 위해 카탈루냐 광장의 Farggi 카페에 갔다.
그래도 유럽에 와봤는데 에스프레소 먹어봐야지 하고 도전해봤다.
간단하게 츄러스도 먹으려고 2개 달라고 했는데..
츄러스가 개당 파는게 아니라 여러 개 한 세트로 팔아서 2세트가 나왔다..
에스프레소는... 인생 마지막 에스프레소였다..
쓴 맛은 둘째치고 산미가 나고 금방 식어버리니 도저히 즐길 수가 없었다.
츄러스는 한국식 츄러스 느낌이었다.
저녁 먹기전에 배부를까봐 많이 먹진 않고 챙겨서 나왔다.
저녁은 고딕 지구에 있는 Viana 식당이었다.
여기도 스페인 타파스바였다.
샹그리아 맛집이라고 해서 갔다.
샹그리아는 엄청 맛있진 않지만 꽤 먹을만 했다. 고로케도 평범
돼지고기 수육같은 메뉴를 시켰는데,
마치 감자탕 고기같은 재질이었다.
하몽을 시켜봤는데, 역한 냄새도 안나고 너무 짜지도 않고 꽤 괜찮았다.
하몽 첫 도전치고 괜찮은 곳에서 먹은 느낌?
타파스로 먹을만 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평범하게 잘 먹었다.
저녁 먹고 2일차 마무리했다.
2023.01.29 (일)
몬세라트 / 시체스
3일차에는 바르셀로나 근교로 몬세라트와 시체스 투어가 예정되어 있었다.
마이리얼트립의 벤츠 투어를 이용했다.
좋은 날씨에 아침 일찍 몬세라트를 가게 되었다.
모임 장소가 카사 바트요 여서 한번 더 카사 바트요를 보게 되었다.
투어사에 검은 성모상 입장을 인당 8유로 주고 신청하였다.
시내에서 투어사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를 이동하여,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이른 시간에 몬세라트 수도원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몬세라트 산과 산 아래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몬세라트 산은 오랜 시간 전에는 바다 아래에 있던 지형이라 자갈도 많고 산봉우리도 둥글게 생겼다고 한다.
올라오는 산악 열차도 있었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의 성지인 만큼 산 위에 있는데도 굉장히 규모도 크고,
방문을 위한 교통편도 발달되어 있는 듯 했다.
수도원 외부에도 수비라치의 산 조르디 조각상이 있다.
음각으로 새겨진 얼굴이 신비하다.
그리고 햇빛이 건물에 반사되어 조각상을 비추는 설계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먼저 검은 성모상이 있는 수도원을 보러 갔다.
가이드님을 따라서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 검은 성모상을 마주했다.
검은 성모상은 아주 옛날 몬세라트 동굴 내에서 발견된 목조 성모상을 몬세라트 수도원에 모셔둔 것으로,
겉을 코팅하였는데, 횃불 같은 것이 그을리면서 검은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아기 예수가 들고 있는 솔방울은 다산을, 성모가 들고 있는 수정구는 소원 하나를 들어주며,
검은 성모는 건강에 대한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한다.
다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가우디가 학생 시절에 교수가 시켜 설계한 이슬람 양식이 있는 수도원 방을 구경할 수 있다.
여기에 적용된 이슬람 양식은 두 개의 얇은 기둥이 건물을 지지 하는 구조이며,
이러한 양식이 가톨릭 건물에 적용된 것이 신기하다.
이는 가우디가 학생 시절에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고보니 검은 성모상이 건물 내부 중앙에 위치해있다는 것을 알았다.
막상 소원을 빌 때는 앞 뒤를 볼 겨를이 없었는데,
뒤를 한 번 돌아볼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수도원 내부를 다 보고, 왕복 40분 트래킹 코스를 따라
몬세라트 산과 수도원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갔다.
거대한 산 위의 수도원과 그것을 둘러싼 아름다운 몬세라트 산
인생에 다시 볼 일 있을까 싶은 생각에 한동안 계속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산 위에 절을 지어놓은 것을 보면 놀라웠는데,
이런 거대한 바위 절벽 사이에 이렇게 큰 건물들을 지었다는게 정말 놀라웠다.
과거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에게 은신처가 되어주었다는게 납득이 되기도 했다.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격파하러 왔을 때, 이 몬세라트 수도원도 초토화를 시켰다고 한다.
무너진 몬세라트 수도원을 다시 세우기 위해 바르셀로나의 부르주아들이 하나 둘 기부를 하여 다시 세울 수 있었다고 한다.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 사람들의 역사적인 성지이고,
그들이 외부로부터 위협받을 때,
그들의 문화와 언어를 지켜주고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준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몬세라트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운영하는 꿀 시장에서
소젖으로 만든 무른 치즈 위에 꿀을 올린 마또 꼰 미엘과 큐브 산양 치즈를 먹었다.
산양 치즈는 짭짤하고 씹는 맛이 있어 꽤 맛있었고,
마또 꼰 미엘은 꿀 맛으로 먹는 심심한 맛과 무른 식감의 치즈였다.
좀 고형화된 요거트 느낌..?
가격이 각각 2유로로 한 번쯤 먹어볼만한 것 같다.
그리고 검은 성모상 입장을 한 덕분에 수녀님들이 만든 허브담금주인 리꼴과 발효빵 꼬까를 먹어볼 수 있었다.
리꼴은 4가지 종을 맛볼 수 있었는데,
높은 도수여서 목이 뜨겁지만 허브향 덕에 맛이 괜찮았던 것과
낮은 도수는 카라멜 등으로 매우 달아서 맛있었던 기억이 남는다.
발효빵 꼬까도 꽈배기를 먹는 것 같아 맛있었다.
점심은 몬세라트 수도원 내에 샌드위치, 빵 등을 파는 카페테리아가 있어서 간단하게 먹었다.
카페테리아가 점심시간쯤이 되면 식사 메뉴도 파는데, 맛있진 않다.
가시거리가 나쁘지 않아 저 멀리 피레네 산맥도 볼 수 있었다.
몬세라트를 마저 더 구경하고, 시체스로 이동할 시간이 되어 이동했다.
1시간 정도 이동했다.
시체스로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살인적인 스페인의 햇살을 체감했다.
겨울인데도 더웠다.
어떻게 위도도 서울보다 더 높은데 이럴까.
하늘이 맑아서 그런가.
시체스도 바르셀로나 근교의 휴양 도시로, 해변이 있다.
시체스는 바닷가에 위치하여 항구가 있어 개방적이라고 한다.
유명한 영화제도 열린다고 한다.
여기에 메시가 소유하고 있는 호텔이 시체스에 여러 개 있다고 한다.
현지에서 일요일이라 그런지 놀러온 스페인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듯 했다.
아름다운 바닷가와 강한 햇살, 그리고 사암으로 지은 듯한 색깔의 성당은 조화를 이루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는 곳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순간에 내 행복한 순간도 함께 자리잡았다.
그게 정말 좋았다.
사람들은 바깥에서 술과 음식을 먹거나 햇살을 즐기며 수다를 떨었고,
개들과 아이들은 신나서 뛰어놀았다.
나도 그곳에서 여유롭게 걸으며 바닷가와 시체스의 한적한 골목을 돌아다녔다.
아마도 거긴 주택가였던 것 같다.
골목 어디서나 사진을 찍기 좋아보였다.
다른 붐비는 골목에는 여러 상점들이 모여있다.
점심을 좀 덜 먹어서 이탈리아 음식점에 들어가 바다를 보며,
4가지 치즈가 들어간 피자를 먹고 하이네켄 맥주를 한잔 했다.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40분정도 이동했던 것 같다.
카탈루냐 광장에 내려 L3를 타고 숙소 앞 역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라면과 스페인 맥주인 에스트렐라 병맥주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역시 컵라면 최고..
병맥주를 먹으니 피곤해서 바로 잠들어버렸다.
2023.01.30 (월)
콜럼버스 기념탑 / 사그라다 파밀리아 / 구엘 공원 / 벙커
4일차에는 아침에 일어나 콜럼버스 동상이 있는 곳까지 조깅을 하러 갔다.
숙소와 멀지 않은 위치에 있었다.
생각보다 기념탑이 높아서 놀랐다.
콜럼버스가 가르키고 있는 손가락 방향이 어디일까 그런 생각을 했다.
피카소가 이걸 보고 그림을 그린 장소는 어디쯤일까 그런 생각도 하고..
유럽은 아침에 그냥 도시 길들을 조깅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신기했다.
나는 공원이 있어야 조깅을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치 을지로, 홍대 거리에서 조깅하는 느낌일까?
신기했다.
하루를 천천히 시작하고 느긋하게 조식을 먹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 예약 시간에 맞춰 이동했다.
지하철 역을 나와 뒤돌아 보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볼 때 이걸 실제로 보다니 하는 기쁨이 들었다.
성당의 첫 인상은 압도적이었다.
나는 사진으로 보았을 때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마치 강한 열기에 의해 외벽이 그을리고 녹은 형태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작은 패턴과 조각들이 외관을 그러한 모습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아름다운 외관도 멋지지만,
각 건축물에 담긴 의미와 내관의 아름다움이 외관이 주는 웅장함을 배로 증가시키는 듯 했다.
2021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는 마리아 주탑 정상에 별이 올라가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탄생의 파사드와 고난의 파사드를 제외하고 휑했던 곳들이 점점 채워져가고 있었다.
가우디 사망 100주년인 2026년 계획된 완공을 위해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는 듯 했다.
내부는 숲을 모방하여 장엄하고 우람한 성당을 느낄 수 있었다.
실내인데도 공기도 쾌적하여 실제로 야외에 있는 거대한 숲에 들어온 듯 했다.
해의 위치에 따라 건물 내에 들어오는 색이 바뀌는 스테인드글라스도 매우 아름다웠다.
가우디는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정신을 잇고자 하는 수많은 후대 예술가들이 그의 소망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었다.
그것이 정말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예약을 할 때 이왕 간 김에 탄생의 파사드를 올라가는 것 까지 예약했는데,
탄생의 파사드 건물을 올라가고 내려오며 가우디가 정말 작은거 하나하나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느꼈다.
단점은 볼만한게 그렇게 많지 않고.. 걸어 내려와야하는 것?
다만 걸어 내려올 때 아름다운 계단을 내려다 볼수 있다.
대신 좀 어지러웠다.
지하에는 전시관과 작업실로 추정되는 곳도 볼 수 있었는데,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서 성당 전체의 모습을 출력해놓은 것을 보았다.
기술이 좋아서 이런 성당의 도면 전체를 컴퓨터 파일로 제작해놓고,
그것을 출력해놓았다는게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복원 작업을 할 때 부족한 부분을 3D 프린팅으로 채워 넣어둔 전시들도 인상깊었다.
성당의 각 파사드는 예수의 탄생, 고난, 영광을 상징하는데,
가우디가 만든 것은 탄생의 파사드이고
고난의 파사드를 수비라치가 가우디 사망 후에 가우디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하여 만들었다.
그렇기에 수난의 파사드는 탄생의 파사드와 전혀 다른 느낌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동안 사그라다 파밀리아 주변의 공원에서 마저 성당을 감상하고,
주변에 있는 크로아상 카페에 가서 미니 크로아상과 치킨 샌드위치, 카페 라떼를 한잔 했다.
이름부터 크로아상 카페인 만큼 꽤 맛있었다.
구엘 공원으로 가는 교통편이 애매해서 택시를 타고 구엘 공원으로 향했다.
택시가 아주 멀리서부터 와서 이게 느긋한 스페인인가 라는 생각으로 꽤 기다려서 택시에 탔다.
택시는 아주 편안했다. 부산 택시처럼 매운 맛이 아니었다.
구엘 공원은 처음에는 구엘이 제안한 고급 주택 단지를 계획으로 하여 가우디가 설계한 곳이다.
그러나 너무 산 위에 있어서 분양이 되지 않았고,
가우디, 구엘을 포함해 3명만 살았다고..
이를 구엘 가문이 시에 반환하여 현재는 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구엘 공원 앞에 내려서 오르막길을 조금 올라 입장하는 곳으로 향했다.
미리 예약을 해둔 표로 입장을 했다.
가이드를 따라간게 아니라서 입장하고 주요 위치로 이동하는데 조금 헤매긴 했지만,
잘 도착해서 신전 위에 존재하는 구엘 공원의 가장 긴 벤치에 앉아 보았다.
가우디가 인체공학적으로 매우 편하게 설계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아주 편안하지는 않았지만 굴곡이 등 상단부와 잘 맞아 떨어졌고,
허리 부분을 받쳐주는 굴곡이 하나 존재해서 허리를 살짝 지탱해주었다.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엔 좋을 것 같지만 아주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
어쨌든 트렌카디스 기법을 이용한 타일로 만든 벤치도 구경하고,
멀리 보이는 바르셀로나 바다도 구경했다.
그리고 가우디가 설계한 마차를 위한 길 아래에 보행자를 위한 길의 모습도 구경했다.
마차가 다니는 길을 기울어진 기둥으로 튼튼하게 지지하면서도,
자연 그 자체의 모습처럼 보이도록 한 세심함이 보이는 길이었다.
한 층 내려와서 구엘이 좋아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전 모습을 본딴 기둥과 천장의 타일 패턴을 구경했다.
그리고 좀 더 내려와 빗물이 저장되는 지하 저수조로부터 올라오는 도마뱀 입 분수도 구경했다.
헨젤과 그레텔을 모티브로 한 구 수의실과 구 접견실도 바라보았다.
확실히 고급 주택 분양을 위해 설계했던 곳 답게 당시의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렇게 구엘 저택을 다 구경하고 바르셀로나 전경을 보기 좋은 벙커로 서둘러 향했다.
벙커로 향하는 길은 매우 멀고도 험했다.
산을 하나 등산하는 것이라 그런지 숨이 꽤 찼다.
산길을 오르고 올라 일몰 1시간정도 전에 벙커에 도착했다.
그러나 벙커에는 일찍부터 바르셀로나 전경을 보기위해 오른 사람이 꽤 있었다.
현지 청소년들도 많이 오는 것 같았다.
바르셀로나 벙커는 곧 진입 차단이 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늦게까지 술을 먹고 시끄럽게 난동을 부려 벙커 옆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서 그렇다고..
아마도 마지막 벙커 방문이 되지 않을까.
그래도 우리는 일찍 간 편이라 좋은 자리에 피크닉 매트를 펴고 바르셀로나의 전경을 밤이 될 때까지 구경했다.
산에서 밤이 되어 바람을 맞으니 체감 온도가 꽤 떨어졌다.
그래도 기어코 늦게까지 버텨 야경까지 전부 구경하고 짐 정리해서 내려왔다.
탁 트인 전망이 정말로 시원했다.
벙커에서 봤던 바르셀로나의 모습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지하철역 근처까지 걸어 내려와서 근처에 있는 그릴 타파스 바 Balouta 4에서 스테이크와 샹그리아, 크로켓 시켜먹었다.
꽤 큰 스테이크가 감자튀김과 함께 나오고, 설로인 스테이크라 고소한 맛이 정말 맛있었다.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물론 힘줄과 뼈가 있어 조금 고생했지만,
가격 대비 정말 만족했다.
그렇게 저녁까지 먹고 지하철타고 호텔로 돌아와서 4일차를 마무리했다.
2023.01.31 (화)
구엘 저택 / 바르셀로나 엘 프라트 공항 / 그라나다 이동
일어나니 컨디션이 안좋았던 날이었다.
확실히 긴 여행은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한다는 것을 느꼈다.
전날에 춥게 있고, 춥게 자고, 술을 좀 먹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라나다로 16시 비행기타고 이동하는 날이라 가기 전에 일정 최소화했다.
호텔에 짐 맡겨놓고 구엘저택(궁전)에만 방문했다.
구엘은 그 아버지 때 부터 아메리카와 무역을 통해 부를 쌓아나갔는데,
예술가 후원에 관심이 많았던 구엘이 파리 박람회에서 가우디가 만든 장갑 진열대를 인상 깊게 보고
그를 위한 후원 뿐 아니라 건축 매칭까지 지원을 해준다.
덕분에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곳곳에 자신의 작품들을 세울 수 있었다.
그리고 구엘 저택은 그런 가우디가 자신의 후원자인 구엘을 위해 세심하게 지은 집인 것이다.
저택에서는 웹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들었다.
이번에도 번역은 꽤 괜찮았다.
다만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려서 웹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데 로딩이 좀 걸린다.
역시 가우디의 작품답게 실속있었다.
디테일을 중요시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가구까지 포함해서 어느 것 하나 그냥 배치한 것이 없다.
내부는 확실히 호화 주택 다운 느낌이었다.
미적인 측면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옥상에는 여러 개의 귀여운 굴뚝들이 각자 다른 형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점심은 근처에 있는 식당인 시푸 라멘에 가서 일본식 라멘을 먹었다.
교자와 가라아케까지 정말 좋았는데..
국물에서 깊은 맛이 안느껴져서 아쉬웠고, 면 재질도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국물이니까..
호텔에 맡겨뒀던 짐 찾아서 지하철타고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해 왕복 티켓 끊어뒀던 공항 버스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16시에 그라나다로 가는 비행기는 유럽 저가 항공사인 부엘링 항공이었다.
체크인은 이미 해두었고 짐부치러 카운터 갔는데 셀프 수하물이라서 매우 당황했다.
그래도 영어가 제공되서 유도리있게 잘 보냈다.
엘 프라트 공항 내 매장들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컨디션 때문에 구경 못하고 비행기 기다렸다.
시간 맞춰 게이트 가서 비행기 탔더니 부엘링은 좌석간 간격이 정말 숨막혔다.
나중에 다른 저가 항공사는 괜찮았는데..
비행기 + 좁은 공간 + 좋지 못한 컨디션 때문에 생전 안하던 멀미도 할것 같았다.
이렇게 바르셀로나 여행기는 끝
그라나다 여행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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