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기계처럼 살지 말고, 즐기는 인간이 되자

Writing/By me

[오늘의 글] 분기점, 2022년

코방코 2022. 12. 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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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2022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페이지를 또 열게 된다.

2021년 말부터 올해는 내가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고 새로 설정하며 그것을 실제로 실현해보는 한 해였다.

 

1월에는 블로그로 여러 기록들을 해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행동으로 옮겼고,

2월에는 새로운 환경에서 작은 코딩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며 코딩에 큰 흥미를 느꼈다.

3월에는 TFT에 빠져서 마스터 문턱까지 갔지만 아쉽게 다이아1 티어에 그쳤고,

4월에는 코로나19에 걸려 격리도 당하고,

내가 오랫동안 앓고 있던 병도 검진을 통해 발견했다.

5월에는 수술을 하고 병을 치료했고,

6월부터는 군에서 마지막 시기와 함께 노션 워크스페이스를 구성해서 시작하고 그것들을 채우기 위해 독서와 공부를 많이 했다.

7월에는 긴 휴가를 나와서 헬스도 제대로 시작해보고,

컴퓨터활용능력 시험 준비를 했다.

8월에는 새 자취방을 구해서 집을 꾸미고, 새 학기를 준비했고,

드디어 전역을 했다.


9월에는 새 학기를 시작하여 1년 반만에 학교에 복학하여 3학년 1학기를 시작했다.

학기를 시작하니 내가 전역하고 계획했던 것들을 모두 챙길 수는 없었다.

LeetCode는 하루에 꼭 한 문제 이상 풀고, 독서도 많이 하고, 일기도 매일 쓰고,

알바도 하고, 모아둔 돈도 시장 흐름을 잘 읽고 피보팅을 수행하며 투자하려했는데 그럴 여유가 많이 없었다.

현실적으로 특정 일들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모든 과목이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홀로 서서 모든 바람을 견뎌내야했다.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던 컴퓨터 공학 과목들도,

엇복학으로 수강해 선수과목이 필요한지 모르고 신청했던 한 학년 위의 과목들도,

동기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그저 교수님과 조교님께 드리는 질문과 도서관으로부터 빌린 책들,

그것으로 전부 이겨내야만 했다.

그렇게 울며 겨자먹기로 배우지도 알려주지도 않은 과목을 홀로 공부해가며 레포트를 썼다.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5권씩 빌려가며 책을 뒤져가며

배우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않은 제어역학에 관한 실험 레포트를 시험기간에 써내야 할 때는 정말로 절망스러웠다.

물어볼 이도 없는, 잘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도 없는 외로운 싸움에서 나는 묵묵히 해내야만 했다.

그렇기에 내가 이번 학기를 잘 마무리했다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학기 나의 목표는 학교에서 알려주는 것을 제대로 학습하는 것이었다.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지말고 나를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결국 내가 이번 학기에 노력했다는 것을 인정받고 보답받을 수 있는 것은 결국은 매우 주관적인 학점밖에 없다는 점은 매우 씁쓸했다.

학점 공지 기간이 되어 학점이 발표될 때는 그러지 않으려 했는데 일희일비하게 되었다.

특히 C프로그래밍 과목은 정말 너무 아쉽다고 느껴졌다.

꽤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성적이 갈라진 이유는 단 한번의 퀴즈 때문이었다.

파일명에 숫자와 한글을 넣으면 안된다는 것이 늦게 공지되어 MFC파일을 새로 구성한다고 시간을 많이 허비한게 화근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모든 것을 수긍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니 수긍해야만 한다.

 

결국에는 내가 더 잘해내야만 했던 것이기도 하고,

다른 이들도 그만큼 잘해낸것이기도 하고,

내가 이번 학기에 잘 배운 내용으로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내가 처절하고 절박하게 혼자서 공부한 것들이 언젠가 내 기초가 되어 스택을 쌓아나갈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학점이 이번 학기의 내 모든 것을 대변해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같이 하나의 과제를 풀어 서로가 서로의 답을 비교해보며 완벽한 답안을 제출한 이들과는 다른,

혼자만의 땀과 눈물로 얼룩진 과제와 레포트, 그리고 시험 답안지가 있었다.

또한, 그만큼 남들보다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나는 동시에 많은 것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핑계를 대겠다.



다른 이들의 노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그들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나도 저 방법이 시간적 효율 측면에서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한학기동안 고군분투했음을 인정해 주고싶다.



그렇게 정신없이 3달이 흘렀고,

종강하자마자 일주일동안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그렇게 나의 2022년이 끝났다.

 

앞서 말한대로 새로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고,

실제로 그 방향대로 한 걸음을 디뎌보았다.

복학을 하고 기계공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하면서 느낀 것은 기계공학과 사람들이 학점에 너무나도 처절하다는 것이다.

결국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여 기업에게 보여줄 것은 학점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는 정말로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그것은 내가 학점이 안좋아서라기보단,

자신의 학점이 자신을 평가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되는 같은 기계공학과 학생들을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반면에 컴퓨터공학은 코딩 테스트라는 다른 수단이 있으니 기계공학과에 비해 비교적 널널하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그 이유에는 아직 저학년 과목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더욱 더 자신이 가진 능력과 실무에서 보여줄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2023년에도 내 마음가짐은 변화가 없다.

예정대로 다음 학기 7전공 21학점을 수행할 것이다.

학점도 상관없다.

또 학기말이 되어 일희일비 하겠지만,

그저 내가 재미있고 흥미있는 것을 잘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때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세션도 하나 참여하고,

긴 유럽 여행도 다녀오고,

한 학기를 치열하게 살고 실력을 길러서

2023-2학기에는 창업 연합 동아리도 할 생각이다.

LeetCode와 헬스도 시간이 되어주는대로 할 것이고,

블로그 글도.. 여유가 닿는대로 기록을 많이 남기려 할 것이다.

물론 돌아서서보면 아쉽지만,

어떤 해와 비교해보아도 좋은 사람들 덕에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고, 보람있었던

행운과 복이 가득했던 한 해를 마무리한다.

언제나 새해 소망을 나를 위해 빌어주는,

내 모든 선택을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2023년 소망으로 빌겠다.

2023년은 더 많이 복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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