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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Travel

2023 스페인 세비야 여행기

코방코 2023. 3. 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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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그라나다 다음 여행지인 세비야에 대한 여행기이다.

 

2023 스페인 그라나다 여행기

이 글은 바르셀로나 다음 여행지인 그라나다에 대한 여행기이다. 2023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기 여행 블로그가 되어가는 것 같지만 희미해져가는 행복한 기억들을 더 붙잡아두고 싶어서 기록을

cobang.tistory.com

 

2023.02.03 (금)

세비야 버스 터미널 (Plaza De Armas) / 메트로폴 파라솔 / 이사벨 2세 다리

그라나다에서 Alsa 버스를 타고 3시간 반 정도 걸려서 세비야 Plaza De Armas 터미널에 도착

세비야 근처 도착하니 생각보다 교통체증이 있었다.

생각보다 교통량이 많은 듯 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한인민박에 체크인했다.

버스 요금은 1.4유로

타는 방식도 그라나다랑 동일하게 버스 기사님께 내면 된다.

한인민박의 장점은 미리 계획을 빡빡하게 안짜도

많이 주워듣고 어디 갈지 정할 수 있는 것..

 

직원분의 열띤 설명을 듣고 여유있는 시간에 어디를 갈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맛집 정보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트램이 지나다니는 세비야 중앙 거리를 따라 걸었다.

세비야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니는 트램

트램이 생각보다 엄청 조용했다.

 

그리고 120년 전통(?) 초코 츄러스를 사러갔다.

가게 이름은 Bar el comercio

츄러스를 찍어먹는 꾸덕한 초코라떼를 함께 준다.

가격은 5유로

츄러스는 Farggi 카페에서 먹었던 츄러스(한국식?)와 굉장히 달랐다.

설탕이 뿌려져있지 않고 초코에 찍어 단맛을 보충하는 것이었고

빵이 굉장히 기름지고 짠 맛이 났다.

단짠단짠?

알고있던 츄러스와 색달라서 먹을만했다.

츄러스를 사들고 메트로폴 파라솔이 있는곳으로 향했다.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이라고 했던 것 같다.

세비야에서 일몰을 보기에 좋다고 유명하다.

나는 세비야 스페인 광장에서 일몰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스페인 광장은 일몰이 안보인다.

해 지는걸 보고 싶으면 여기가 좋을 것 같다.

올라가려면 인당 3유료였던 것 같다.

 

메트로폴 파라솔에 있는 알럽세비야 앞에서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았다.

계단에 앉아서 츄러스 다 먹었다.

 

근처에 남성 자라가 3층짜리로 굉장히 크게 있다고 해서 구경갔다.

예쁜 옷들은 많았지만, 다 짐이 된다는 생각에 사지는 않았다.

트램 다니는 메인 거리에서 버스킹 같은 것도 많이 한다.

 

메인 거리는 밤이되어도 굉장히 환하다.

햇살이 강한 스페인 남부 지방 사람들은 시에스타를 해서 그런지 한 23시 까지도 꽤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저녁은 예약해둔 한식집 꼬꼬닭에 가서 밥을 먹었다.

꼬꼬닭.. 정말 예약하는거 아니면 정말 먹기 힘든 곳이었다.

오는 손님들마다 아쉬워하며 돌아간다.

나는 인스타 DM으로 예약했다.

 

세비야에서 한식 집으로 제일 유명하고,

방문 리뷰나 블로거들이 칭찬을 너무 많이해서 기대하고 갔다.

주문할 때 소리나는 닭 눌러서 주문하는거랑,

한글로 예약자 이름 적어주는 것..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시는 현지 직원분들이 친절해서 좋았다.

 

근데 맛은.. 한국에 차려도 성공할거라는 리뷰같은 맛은 아니었고..

해외에서 꽤 괜찮은 한식집 가서 먹는 느낌이었다. 먹을만했다.

다만 로제떡볶이는 맛이 좀 심심하고, 

육개장은 라면 국물 맛

양념 치킨은 맛있지만.. 한국에는 워낙 맛있는 치킨집이 많으니까

 

원래는 맛있으면 저녁마다 꼬꼬닭 갈려했는데

그냥 다른 세비야 식당 가서 먹기로 했다.

 

그래도 배부르게 잘 먹고 이사벨 2세 다리가 있는 곳 까지 내려와서 강변을 따라 걸었다.

강이 있으니 확실히 다른 도시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다른 도시들보다 따뜻해서 좋고… 아름다웠다.

강변따라 산책 다하고서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했다.

 

2023.02.04 (토)

스페인 광장 / 산타 크루즈 지구 / 세비야 대성당 / 스페인 광장

2일차는 세비야 시내 관광을 위해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준비를 다 하고 나가 아침에도 운영하는 식당에 갔다.

식당에 가서 Happy Orange Day라는 맛있을 것 같은 오렌지 음료와 요거트,

에그베네딕트와 샌드위치를 시켰다.

요거트도 과일과 꿀, 견과류가 엄청 많이 들어 있어 맛있었고,

에그베네딕트도 맛이 좋았다.

베이글 사이에 다진 돼지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도 맛있었다.

근데 문제는 행복한 오렌지 날 음료였다.

알고보니 당근과 생강이 들어가는 음료여서 끔찍한 맛이었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한모금 먹고 남겼다.

 

아침에 전날 걷던 길을 걸었다.

유모차를 끌고 조깅하던 부부가 기억에 남는다.

 

세비야에는 마차를 타는게 주요 관광 중 하나인 것 같다.

말이 많다.

겨울인데도 말의 분비물 냄새가 조금씩 났다.

 

걸어서 아침 햇살의 스페인 광장을 구경갔다.

스페인 광장. 정말로 어마어마한 크기이고 아름다운 형태였다.

나는 이게 대체 무슨 용도로 지어졌던건지 궁금했다.

알고보니 1929년 박람회를 위해 지었고,

각 건물마다 스페인에 대한 상징이 있었다.

4가지 다리는 스페인의 각 왕국을 의미했고,

각 주마다 타일로 된 그림과 넓게 뻗은 건물의 형태는

남미를 포용한다는 의미로 남미로 나가던 강의 방향을 향해 넓게 팔을 뻗고 있는 형태로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벤치도 있고, 조경된 물길을 따라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돌아다닐 수도 있었다.

탈 수 있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듯 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스페인 광장을 보고,

알카사르를 구경하러 갔는데 티켓 줄이 꽤 길었다.

알카사르는 온라인 상에서 예매하려고 했는데 자꾸 오류가 나서 못했었다.

그래서 알카사르는 온라인에서 예매 성공해서 세비야에서 마지막 날에 가기로 하고

세비야 대성당 앞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강변에 가서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세비야는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서 좋았다.

 

그리고 오픈 시간에 맞춰 니켈 버거에 가서 상당히 어렵게 주문을 했다.

박스 안에 버거가 들어있다.

 

버거의 번과 패티 굽기, 소스 등을 고를 수 있어서 더욱 소통을 많이해야만 했다.

어케 그냥 보이는대로 골라서 시켰다.

맛은 꽤 괜찮았지만… 파이브가이즈보다는 별로?

나는 버거에 감자가 미포함인줄 알았는데 버거에 감자가 포함되어있어서 감자를 두 개 시킨 꼴이 되었다.

치킨 크로켓?도 맛있었다.

 

예약했던 세비야 대성당 입장 시간에 맞춰 갔다.

세비야는 볼만한 성당이 3개 정도 있었는데, 성당 통합권을 판다고 한다.

나는 세비야 대성당만 볼 생각으로 대성당+히랄다 탑 입장권을 미리 예약해서 갔다.

밖에서 본 엄청 높은 히랄다 탑

원래 이슬람 탑이어서 모스크처럼 생겼는데 꼭대기를 다 뜯고 가톨릭 양식인 종탑 형태로 새로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비야 대성당에 들어갔다.

세비야 대성당도 예전에는 이슬람 사원이 있던 곳인데, 그것을 성당의 형태로 바꾸어버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만큼 크기도 커졌다.

유럽에서 3번째로 큰 성당이라고 한다.

그러나 성당은 여태 너무 많이 봐서 이미 익숙해진터라

그 내부에 있는 콜럼버스 묘와 거대한 황금 장식의 벽 장식물을 주로 봤다.

세비야는 콜럼버스가 개척한 항로 덕분에 막대한 양의 금과 보물, 자원들이 들어오는 장소가 되었다.

그 덕분에 당연히 도시 자체도 발전하게 된다.

성당 내부에 있는 황금 장식 벽은 그 때 얻은 금 2톤을 부어 만들었다고 한다.

 

그랬던 콜럼버스가 더 이상 왕실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남미 땅에서 죽게 된다.

그는 유언으로 다신 스페인 땅을 밟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의 유해가 담겨있는 관을 공중에 띄워놨다.

앞 쪽의 콜럼버스의 항해를 지지했던 카스티야 왕국과 레온 왕국의 왕은 고개를 들고 있고,

뒤 쪽의 콜럼버스의 항해를 반대했던 나바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의 왕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실제 유해가 있냐고 하면... 있다고도 하고 DNA도 일치한다고는 하는데

도미니카에 있는 콜럼버스 묘와 서로 진짜라고 싸우고 있기도 하고...

콜럼버스 출생이 불분명해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콜럼버스 덕에 발전하기도 한 세비야이고,

콜럼버스의 유언대로 해준 웃픈 이야기 덕분에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그리고 히랄다 탑에도 열심히 빙빙 둘러 올라가 세비야의 사방 전망을 살펴보았다.

전망은 볼만하다.

주변에 히랄다 탑보다 높은 건물이 전혀 없다.

대신 올라가고 내려오는게 좀 힘들 수 있다.

그렇게 다시 빙글빙글 돌아서 내려와서 숙소로 돌아와 잠깐 쉬고,

해가 질 때쯤의 스페인 광장을 보기 위해 다시 나섰다.

 

해질 때와 밤의 스페인 광장의 모습은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웠다.

잘지었다 정말. 여러 번 와도 좋다.

 

그렇게 해가 지고 저녁먹으러

미슐랭 가이드 선정되었다고 하는 Garcia y Torres 에 갔다.

 

트러플 피자와 파타타스 브라바스 그리고 치즈 샐러드를 시켰다.

오랜만에 맥주도 한잔했다.

 

트러플 피자의 맛은 괜찮았는데 치즈 샐러드는 올리브 샐러드였다.

여기는 올리브를 피클처럼도 주고, 올리브유도 찍어 먹으라고 주고…

올리브를 정말 사랑하는 듯 하다.

 

근데 그도 그럴만한게 올리브유에서 진한 올리브의 향이 났다.

약간 산미가 있는 향과 맛

우리나라 올리브유에서는 맡아본적이 없는 향이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저녁 먹고 2일차 마무리했다. 

 

2023.02.05 (일)

론다 / 누에보 다리 / 비에호 다리

버스를 통해 론다를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날이었다.

세비야 도착했던 터미널에서 다마스 버스를 타고 2시간 40분 정도 타고 가야했다.

Omio 이용해서 버스 표 미리 예약해서 갔다.

Omio 표를 바로 버스가서 보여주면 된다.

 

Omio를 통해서 예약하면 수수료가 생기는데,

Alsa에서 발권하려고 하면 시스템이나 인증이 좀 복잡해서 그냥 다마스든 뭐든 버스는 다 Omio로 끊었다.

 

원래는 론다에 하루를 온전히 다 쓰기엔 볼 게 많이 없다 생각해서

한인 민박 연계해서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만약 안된다면 마이리얼트립에 있는 인당 15만원 투어

사하라 호수 마을도 가고 론다를 간 다음 밤에 별도 볼 수 있는 투어로 예약하려고 했다.

가격은 사악하지만.. 시간적 측면이나 경험적 측면에서 보는 이득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차로 한인 민박과 소통 오류가 생기고...

이것도 정말 억울하고 할 말이 많은데 한인 민박 직원분이 친절했어서 차마 탓은 못하지만..

내가 보냈던 문자를 읽고 확인이 제대로 안됐다고 한다.

그 소식 조차도 세비야 도착하기 하루 전에 들었다.

그리고 연쇄적으로 신청 시각이 너무 늦어버려 마이리얼트립에 있는 투어도 가지 못했다..

 

그래서 급하게 결정된 당일 버스투어로 버스에서 6시간, 론다에서 6시간을 버텨야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도 인내하고 감안하는게 해외 여행 아닐까.

 

그래도 덕분에 아침 9시 버스타러 걸어가면서 열려있는

츄레리아 츄러스 집 열자마자 갓 튀긴 츄러스 먹어보았다.

120년 전통 츄러스보다 길에서 파는 갓 튀긴 츄러스가 더 맛있었다.

츄러스 만드는 과정이 정말 신기했다.

기계에서 길다란 반죽을 분출시켜 기름에 넣고 그걸 열심히 휘저으심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달라진 계획 덕분에 또 다른 추억들이 생겼다.

버스를 타러 걸어가던 아침에 마치 CG처럼 강 너머로 지는 달과

세비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본 드넓은 초원 언덕 위로 떠오르던 초저녁의 보름달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달 사진 너무 찍고 싶었는데 폰 카메라로 실제 그대로 모습이 절대 안나와서 여기에도 못 쓴다ㅠ

 

론다에 도착해서 점심 먼저 먹었다.

점심은 스페인 맥도날드 체험 

론다는 소꼬리찜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때 그닥 먹고 싶지 않았다.

스페인에서 하는 별도 메뉴 시리즈가 있어서 그걸로 시켜먹어봤다.

맥너겟 소스도 칠리는 없고 살사가 있다.

그리고 여기는 라지 사이즈 단일인 것 같았다.

 

잘 먹고 맥도날드 맥플러리 중에 킷캣 맛이 있어서 시켜먹어봤는데..

와 진짜 맛있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킷캣이랑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잘 먹고 나서 근처에 있는 산책로 따라 전망대로 갔다.

속이 뻥 뚫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산 들을 보면 미국 어딘가에 있는 느낌도 난다.

사진 오른쪽 아래가 누에보 다리가 전체적으로 잘 보이는 포토 스팟이다.

 

전망대에서 위치 한 번 봐주고 누에보 다리 제대로 보기 위해 포토 스팟으로 걸어갔다.

포토 스팟으로 가기 위해서는 누에보 다리를 한 번 건너서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이런 타일이 보이는 곳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내려가는 길 못찾아서 헤매는 분들 많은 듯 했다.

 

주로 사진을 찍었던 누에보 다리는 정말 신기했다.

절벽 위까지 어떻게 쌓아올렸나 싶을 정도로 높았다.

쌓아올리다가 중간에 한 번 무너졌다고..

 

우리는 포토 스팟 지역보다 더 아래에 있는 포토 스팟에도 가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내려간만큼 올라가는게 쉽지 않았다.

벤치에서 앉아서 좀 쉬고 또 비에호 다리를 봐줘야한다고 해서 구글 맵 찍고 걸어갔다.

 

걸어가는 길에 본 풍경 

건물들은 마치 사막 도시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도 준다.

 

근데 비에호 다리.. 

열심히 걸어내려간 것 치고는 막 볼만하진 않다.

누에보다리를 봐서 그럴까..

그래도 뒤로 보이는 절벽들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 볼만하다.

 

다시 올라와서 누에보다리 전망대 쪽에서 본 누에보다리

진짜 아찔하다.. 너무 높다.

폰 떨어뜨릴까봐 호들갑 떨면서 사진 찍었다.

 

이건 똑같은 전망대에서 본 반대편

절벽 사이로 물이 흐른다.

비에호 다리도 절벽들 사이로 보인다.

 

초코송이 나무들

세비야도 그렇고 론다도 나무 깎는데 진심이다.

아니 유럽 전부가 나무 깎는데 진심

 

그렇게 론다의 시내도 둘러보고

누에보 다리, 비에호 다리 잘 보고

아름다운 산과 하늘, 들판 풍경들도 잘 보고

저녁 18시 반 버스를 타고 저녁 늦게 세비야로 돌아왔다.

 

급하게 결정된 론다 자체 여행이었지만, 나름 봐야하는 것들을 잘 준비해서 보고온 것 같다.

그래도 누에보 다리 외에 볼거리가 많이 없어서 6시간은 길다...

 

2023.02.06 (월)

알카사르 / 세비야 대학교 / 세비야 공항 (SVQ)

세비야도 일정이 많이 러프했던 것 같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으로 여행 했던 것 같다.

이미 한 번 컨디션 맛간 적이 있어서 오버 안했다.

세비야 4일차.

세비야를 밤 늦게 떠나는 날이었다.

 

아침 일찍 스케줄은 없지만 그래도 바로 옆에 강 있으니 조깅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세비야 강가 따라 이사벨 다리 찍고 마리아 루이사 공원까지 갔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그래도 덕분에 전날 봤던 달 또 봤다.

해 아니고 달이다..

 

조깅하기 참 좋다.

그래도 겨울 세비야의 아침 공기는 굉장히 차갑다.

손이 시려웠지만 그래도 아름답게 달이 지는 모습과 은은한 보랏빛의 하늘과 어우러진 세비야 강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리아 루이사 공원은 조경도 잘 해놓고 길도 잘 되어 있어서 조깅하기에 좋았다.

굳이 가서 관광으로 볼만하진 않다.

 

조깅을 하고 돌아와 좀 쉬다가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씻고 캐리어를 민박에 두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민박 추천의 타파스 바였다.

식당 이름은 La Bartola

연어 타다끼와 이베리코 스테이크가 맛있다고 해서 칼라마리까지 추가해서 시켰다.

맛은 굉장하진 않았지만 칼라마리가 맛있었고 오랜만에 먹는 연어맛이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론 연어 타다끼 스테이크보단

그냥 사시미가 더 맛있는 것 같다.. ㅋㅋ

약간 퍽퍽한 이베리코 스테이크가 감자 위에 올라간 오늘의 점심 단품 메뉴도 먹었다. 

가성비 좋았다.

 

디저트로 베리 치즈케이크를 시켰는데

우리가 예상했던 꾸덕한 치즈케이크가 아니고 푸딩같은 치즈 케이크였는데 베리랑 잘어울렸다.

밑에는 델로스 쿠키가 들어갔다.

 

잘 먹고 나와서 알카사르 구경하러 시간맞춰 갔다.

알카사르 티켓 줄이 너무 길어서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해서 갔는데,

예약할 때 EU 시민, 25세 미만 학생 옵션이 있었는데,

뭔가 파리 루브르와 오르세 박물관처럼 EU 학생만 되는 것 같아서 검색해봤는데 

네이버 검색해보니 몇 년 전에 학생 할인 존재한다고 해서 반신반의 하면서 구매 버튼 눌렸다.

 

입력란에 국적이 있었는데, 

대한민국 선택이 가능해서 되나보다 하는 생각에 예매했는데 내 착오였다.

 

입장하러 가니 이것은 EU 국가 국적이 있는 학생이어야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 티켓을 끊어와야한다고 했다.

며칠 전부터 속을 썩이던 알카사르..

이런 식으로 또 속을 썩인다.

 

이게 또 내 착오라서 할 말이 없었다.

이게 티켓 대행 업체를 쓰지 않고 예매하는 방식의 단점이다. 

나름 최소한의 가격으로 입장해보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는 잘 해왔지만

결국 여기서 14유로를 낭비하게 되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직접하며 본 이득이 14유로보다 많다고 위로했다.

 

그렇게 온라인으로 29유로를 주고 정상 가격에 입장해서 구경했다.

힘들게 들어간 알카사르… 힘든 입장 치고는 알함브라에 비해 볼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정원과 융합 양식의 건축물들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오디오 가이드도 완전 만족스럽진 않았다.

특히 설명에 해당하는 위치를 찾아가기가 힘들었다.

 

구엘 저택은 그런 방향 가이드 표시가 굉장히 잘되어있어서 보기가 쉬웠는데,

알카사르는 그런 친절함은 없었다.

 

이슬람의 건축 양식을 구경하다보면 자연으로부터 오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수학적인 계산을 통한 아름다운 비율, 

역학적으로 견고한 구조를 보고 있을 때면 오랜 세월 전부터 발전해온 기하학과 역학에 놀라게 된다.

 

아름다운 정원과 그 정원을 경계심없이 돌아다니는 수컷 공작새

 

열매를 달고 있는 오렌지 나무와 잘 조경된 정원을 보며

왕가 사람들이 밥을 먹고 나서 햇살을 받으며 걷는 이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 잠깐 머무는 나도 행복한 정원이었다.

 

알카사르를 약 1시간 40분 정도 구경하고 나오는 길

세비야 대성당 전체가 잘 보였다. 

 

세비야 대학교로 가는 길에 있던 기념품 가게에서 자석과 엽서를 샀다.

이 가게 들어가서 샀는데 실수로 자석 하나 깨먹어서

미안하다고 계산하겠다고 막 주워서 가져갔는데 

쿨하게 괜찮다고 했다.

그래도 3유로인데..

괜히 감동

 

세비야 대학교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엽서를 썼다.

세비야 대학교.. 내부는 학생들만 들어가라는 판이 있어서 캠퍼스 바깥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

옛날에는 담배 공장이었다고 한다.

관광으로서 꼭 와야하는 곳은 아니었다.

 

포르투 행 비행기타러 공항 가야해서 이른 저녁먹으러 민박 추천의 식당에 갔다.

식당은 El Pasaje

이 집은 이베리코 타다끼와 라이스 메뉴가 유명하다고 해서 그 메뉴와 파타타스 브라바스도 추가해서 시켰다.

근데 시키고보니 생각해보면 이베리코는 돼지고기인데 타다끼라는게 말이 안되지 않는가?

근데 여기는 그게 맞다.

여기서 먹는 이베리코 타다끼의 맛은 놀라웠다.

돼지고기를 타다끼해서 먹는다는게 정말 놀랍다.

질 좋지 않은 돼지고기는 덜 익혀먹으면 특유의 잡내가 나는데, 이 타다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두꺼운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엄청난 레어 상태로 먹는데도 잡내가 전혀나지 않았다.

 

아니 아무리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 돼지고기를 핏기 있는 상태로 먹는다지만 그래도 레어는 아니다.

심지어 나는 소고기도 이렇게 잘 안먹는다.

나는 문화충격을 받았다.

그만큼 스페인 돼지고기의 품질이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정말 놀라운 맛이었다.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끼되 질기지도, 거북하지도 않은 맛

헛웃음이 나왔다.

레드 라이스는 흑미밥위에 빨간 양념된 순살 닭고기 조림이 올라간 메뉴였는데 굉장히 익숙하고 예상되는 맛이었다.

파타타스 브라바스는 살사가 올라가있었는데

감자가 잘구워지고 소스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많았다.

 

그렇게 메인 메뉴를 잘 먹고, 

메인이 너무 맛있어서 디저트도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페레로로쉐를 모티브로 한 디저트를 시켜먹었다.

말도 안되는 맛이었다.

고급 호텔에서 최고의 파티시에가 초딩 입맛을 저격해서 해주는 디저트의 맛이었다. (먹어본 적 없음)

견과류가 외부를 덮고 있고,

내부는 아주 담백하고 부드러운 초콜릿 크림

그리고 그 아래에는 누텔라와 웨하스 과자 조각 소스, 그리고 살짝의 연유로 마무리 된 메뉴였다.

정말 달았다.  실실 웃으면서 먹었다.

먹고 나니 콜라가 하나도 안달게 느껴질정도 달았다.

그러나 단맛도 어우 왤케 달아 가 아니라

정말 행복한 단맛. 깔끔했다.

 

들어올때부터 8시 까지 자리를 비워줘야한다고 해서 예약하는거 아니면 먹기 힘들구나 싶었지만,

이정도 맛일줄은 몰랐다.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식사가 스페인 통합 1등 식당이었다.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일몰을 보기위해 스페인 광장으로 향했다.

스페인 광장은 서쪽으로 항해 있지만 해가 지는 것을 보기에는 아쉬웠다.

가운데 건물의 2층을 개방한다면 충분히 일몰 명소가 될 것 같았지만 그걸 우려해서 일부러 안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해지는 하늘을 보고 민박에 가서 캐리어를 찾아 공항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시내에서 공항까지는 한 40분 정도 걸렸다.

가격은 인당 4유로

 

그리고 라이언항공을 타고 세비야에서 포르투로 넘어갔다.

라이언 항공은 셀프 수하물이 아니어서 좋았다.

좌석 간격도 괜찮았다.

 

포르투 여행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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